지난 9일 방송된 KBS <해피투게더3>에서 '시선강탈 대세 배우'로 이정현이 출연해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얻었다. 최근 인기 고공행진 중인 tvN 주말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짧지만 강력한 존재감을 남긴 '이시아와'를 연기한 배우이다.

이정현에게 MC들은 "진짜 한국사람이 맞냐?"면서 한국말이 유창한 그를 신기하게 봤고, 이정현은 '전라도 김제 토박이'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네이티브를 능가하는 일본어 실력을 묻자 이정현은
"대학교 때 1년간 교환학생으로 다녀왔다"면서 자신의 일본어 실력 덕분에 심지어 일본서도 '같이 일본사람이 아니냐'는 내용으로 기사까지 났었다고 말했다.

이정현의 노력으로 만들어낸 완벽한 일본군 연기라는 칭찬에 "떨려서 본방을 못봤다"며 "혹시 욕 먹을까봐 그렇다, 그래도 악성 댓글이 없으면 시청한다"며 의외로 순진한 모습을 보였고 이어 많은 관심에 "그저 감사할 뿐"이라며 겸손하게 미소를 지었다.

" 과분한 인기에 어리둥절…더 착하게 살래요 "
 

배우 이정현은 유도선수에서 배우로 전향 후 착실하게 본인에게 주어진 작품 하나, 장면 하나에 최선을 다 했고 결국 기회가 찾아왔는데, 어느 날 걸려온 한 통의 전화는 바로 tvN <미스터 션샤인>의 캐스팅 관계자였다.

영화 <박열>에서 맡았던 일본인 역할을 상당히 인상 깊게 봤다며 제작진측에서 먼저 캐스팅 제의를 한 것이다. 그렇게 이정현의 '츠다 하사' 역은 오디션도 보지 않고 배역을 맡았다.

“<미스터 션샤인> 캐스팅 디렉터님께서 ‘츠다 역을 맡아주실 수 있나요?’라고 한 후 얼마되지 않아 ‘캐스팅이 됐다’고 바로 연락이 와 깜짝 놀랐어요. 또 생각했던 것보다 분량이 많아 두 번 놀랐어요. 사실 리스트업이 된다고 무조건 배역을 받는 게 아니란 걸 그간 경험으로 잘 알기 때문에 기대도 하지 않았거든요. 최종까지 갔다가도 캐스팅에 밀려 떨어진 일을 수도 없이 겪었죠. 이유는 다양해요. ‘만나보니 생각보다 비열해보이지 않는다’는 등의 탈락 이유도 있었죠.”

<미스터 션샤인>의 ‘츠다’ 역은 개성파 연기자라면 누구나 탐낼 만한 배역으로 스타 이병헌을 상대로 신스틸러 역량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는 <미스터 션샤인>에서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퇴장했다. ‘빨리 죽이기 아깝다’는 시청자의 의견도 있었지만 정작 본인은 오히려 미련이 없었다.

“분량을 알고 있었기에 더 열심히 준비했고, 그 시간이 제게는 정말 최고의 시간이었어요. 이병헌 선배님과 붙는 장면서도 감독님께서 ‘이 신은 온전히 츠다 꺼야. 네가 만약 신이 마음에 안 들면 처음부터 다시 갈 테니 마음 놓고 해’라고 귓속말 해주셨어요. 그 말이 저에겐 정말 큰 힘이 됐고요.”

사실 이정현에게 배우의 꿈을 심어준 특별한 작품은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이었다. 그래서 <달콤한 인생>의 주인공인 이병헌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촬영한 소중한 경험이었다.

“<달콤한 인생>은 저에게 교과서 같은 작품에요. 그래서인지 이번 드라마에서 이병헌 선배님과의 촬영에선 다행히 중압감보다는 ‘잘 할 수 있다’는 자존감이 앞서더라구요. 게다가 선배님께 정말 감사한 일은 저만 단독으로 찍는 장면에서도 매번 옆에서 대사를 해주셨어요. 이병헌-김태리라는 명배우들 사이에서 몰입하다보니 최선을 다 할 수 밖에 없었어요. 대중의 관심을 받은 건 정말 상대 배우분들 덕분이에요.”

때문에 이정현이 등장하는 장면이 나오면 어김없이 포탈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미스터 션샤인 일본군’이란 단어가 어김없이 상위에 랭크됐다.

“과분한 관심에 감사하기도 또 무섭기도 했죠. 며칠 전에는 지하철을 탔는데 누가 제 어깨를 툭툭 치더라구요. 그래서 ‘내가 무슨 실수했나?’하고 돌아봤더니 저를 알아보시고 팬분이 사진 한 장 찍어달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는 관심을 받을 수록 ‘더 착하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관심이 매질로 바뀌는 건 순식간이고 그러한 관심 또한 금새 잊혀진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독립영화를 많이 하다보니 저보다 더 실력 있는 배우들이 사실 더 많아요. 그분들께 미안하기도 하고 실력보다 행운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부모님이 저를 위해 고생하시고 힘들게 사신 걸 뻔히 알기 때문에 더욱 잘 해야 해요.” 부모님은 농사를 지으며 열심히 자식 뒷바라지를 했기어 그에게 부모님은 열심히 살아야할 이유이자 원동력이다.

“어머니는 허리협착증이, 아버지는 뇌졸증 초기 증상이 생겨 농사를 그만두셔서 어릴 적에는 정말 힘들게 살았어요. 아직 뭔가 해드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컴퓨터 고스톱 게임을 즐기시는 어머니께는 컴퓨터를, 아버지께는 가정용 사이클 머신을 사드렸어요. 대단한 건 아니지만 부모님이 너무나 자랑스러워 하셨어.”

이정현은 B급 정서의 정통 코미디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은 꿈을 갖고 있다. 그의 데뷔작인 헤어 제품 광고 캐릭터만 떠올려도 그리 어색한 그림은 아니다.

“드라마든 영화든 재밌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 사실 개인적으로 B급 코미디물을 굉장히 좋아고요. 캐릭터가 잘 살아있는 역할도 꼭 해보고 싶어요.”

+ Recent posts